정부과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정부예산의 집행이 행태가 그러하듯이, 상반기에 대부분의 예산을 집행하듯이 정부지원과제 역시 상반기에 공고가 몰리는 편이다.

최근 몇 개월간이 그러한데, 과제 기획 업무와 관련하여 내게 자주 연락이 오고는 한다.

블로그를 확인하고 연락이 오는  대부분은 이미 정부과제에 도전을 했다가 실패한 경우가 많기는 하다.

이럴 경우, 기존에 작성했던 계획서나 기업 자체에서 정부과제에 대한 전략을 세워뒀던 자료가 있어 일을 하는 것이 어렵지는 않다. 기업에서 정부과제 도전에 대한 어려움도 알고 있다는 것도 도움이 된다.

다만 종종 이런 경우도 있다. 며칠 전에도 겪은 일이다.

“과제 좀 따주세요.”

전화를 받으니 인사 후에 대뜸 수화기 속에서 들리는 소리다.

가끔 겪는 일이지만, 이런 식의 요구는 받을 때마다 매번 당황스럽다.

기업을 기다리고 있는 정부 과제는 매우 많다.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과제에 쉽게 선정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정부 과제에 선정되기 위해서는 시작 전부터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야 한다. 

단순히 정부과제를 통해 연구비를 받고 싶다고, 무작정 시작하는 것은 권하고 싶지 않다.

특별한 기술이 있지 않은 이상, 정부 과제에 선정되는 것은 쉽지 않다. 때문에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보통 기업에서 처음 과제에 도전하기 위해 필자를 찾는 경우 다음과 같이 몇 가지 질문을 통해 과제 기획 방향을 유도한다.

1. 기존에 정부과제에 참여하거나, 도전해 본 적이 있는가?

기존에 정부과제를 준비했던 자료가 있음으로 인해, 어떤 주제로 과제에 도전을 했는지를 알 수 있다.

또한 해당 도전의 평가결과에 따라 부족한 부분을 확인하고, 기획 방향을 수정할 수가 있다.

기존에 정부과제에 도전했던 경험은 미래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우리 기업에는 가능한 과제는 많이 써보기를 권하고 있다.

선정이 되어도 좋고, 안되어도 잃은 것은 시간밖에 없기 때문이다.

2. 우리 기업이 가진 기술이 각 부처의 개발 품목에 해당하는가?

이는 중앙부처의 R&D 과제에 도전을 할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묻는 질문이다.

중소벤처기업부의 R&D 과제는 대부분 개발 품목이 지정된 상태가 많다.

간단하게는 ‘중소기업 기술로드맵’으로 올해 개발할 주제가 정해져서, 이에 대한 R&D 과제를 지원하는 형태다. 

다른 부처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게, RFP(과제 제안서) 등을 통해 지정된 품목을 개발 요청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자유공모 과제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줄어드는 느낌이다.

위 질문에 대한 답변이 Yes인 경우, 관련 R&D 과제에 도전하는 것을 고려한다.

3. 우리 기업이 가진 기술이 지역주력산업에 해당하는가?

이는 지자체 과제 중 주력산업을 대상으로 하는 것에 지원이 가능한지 확인하기 위한 질문이다.

서울과 경기권에는 없지만, 그 외 지역에는 지역별로 주력산업이라는 것이 있다.

지역별로 특정한 산업을 통해 지역경제를 발전시키겠다는 의미다.

지자체의 경우 주력산업에 해당하지 않아도 도전할 수 있는 과제들이 많지만, 아무래도 주력산업에 해당하는 경우 과제가 더 자주 공고되고, 지원내용이 많아지는 편이다.

위 질문에 대한 답변이 Yes인 경우, 지역주련산업 관련 지자체 과제에 도전하는 것을 고려한다.

4. 우리 기업의 제품 및 기술이 경쟁사 대비 특/장점이 있는가?

개발 품목이나 주력산업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라도 도전할 수 있는 과제들은 여럿 있다.

하지만 그런 경우에도 과제 신청서 또는 계획서를 작성하기 위해서는 기존 제품 대비 특장점을 소개할 수 있어야 한다. 비록 억지로 짜내더라도 말이다.

물론 이와 같이 타 기업과 비교하여 영유하고 있는 사업 및 기술에 특장점이 없어도 신청할 수 있는 사업들도 있다.

이 경우 지원받는 내용이나 금액 등이 매우 적을 수밖에 없다.

5. 기타 특징이 있는가?

정부 과제 중에는 특수한 목적을 가지고 진행할 수 있는 것들이 다수 있다.

가장 대표적으로 중소벤처기업부의 구매조건부개발지원사업을 예로 들 수 있겠다.

이 과제의 경우는 기술적인 내용 외에도 계약서를 확보할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또한 많은 종류의 인건비 지원사업의 경우에는 기업과 더불어 채용 인력의 조건 역시 공고 조건과 일치해야 한다.

사실 과제의 종류는 많고, 매년 새로 신설되는 것들도 많아 매번 확인하지 않으면 어떤 조건이 있는지 알 수가 없다.

같은 제목의 정부과제라도 해다 지남에 따라 조건이 바뀌는 경우도 있다.

결국 연구원 스스로 직접 확인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는 것이다.

이상 필자가 기업과 만나 연구기획 혹은 정부과제 도전에 대해 논의하면서 묻는 질문을 간단히 정리했다.

물론 매번 같은 질문을 하지는 않지만, 큰 줄기는 다르지 않을 것이다.

처음 언급했다시피 정부과제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시행착오를 겪음으로써 쌓이는 경험은 연구원의 성장에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기업의 입장에서는, 시행착오에 소모하는 시간이 비용의 소모와 크게 다르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을 유의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