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창업지원사업 예산의 규모

창업은 정부의 정책상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창업을 통한 기업의 증가는 국세수입에서 큰 영역을 차지하는 법인세(개인사업자의 경우 소득세)와 관련되어 있다.

또한 창업을 통한 고용창출은 실업률을 축소시켜 정부의 지지율 향상에 도움을 주기도 한다.

결국 창업과 연계하여 창업지원사업은 여러모로 정부에 필수적인 지원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중소벤처기업부에서는 2024년도 창업지원사업의 예산을 발표했다.

약 3조 7,121억원정도 되는데, 2023년에 비해 약 1.4%(514억 원)로 증가했다.

이것은 사실상 작년과 올해의 예산이 거의 차이가 없다는 말이다.

2023년의 분위기 상 정부지원사업의 예산이 줄어들 것 같았지만 작년과 비슷하니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분위기가 많기는 하다.

또한 역대 최대 예산을 통해, 정말 창업지원을 늘린 것처럼 작성된 뉴스 기사들도 많다.

정말 그럴까?

2024년 창업지원사업은 99개 기관, 총 397개의 지원사업이 포함되었고, 총 예산은 앞서 말한 대로 약 3.7조 원이다.

이는 역대 최대의 지원사업 예산이 배정되었었던 2022년의 것보다도 많다.

분명 숫자는 크지만, 실제로 창업지원사업을 기획하는 연구원이라면 좀 더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중기부에서는 2024년 창업지원사업을 크게 8 종류의 유형으로 분류하였다.

융자, 사업화, 기술개발, 공간/보육, 글로벌 진출, 컨설팅, 행사/네트워크, 인력이 그것이다.

정말 다양한 유형의 창업지원사업이 있고, 이러한 지원사업의 전체 예산이 증가했다는 것은 사실이다.

정말 우리 기업에 도움이 될만한 유형의 사업 예산이 증가했을까?

2023년도의 창업지원사업 유형별 예산도 살펴보자.

비슷한 이름으로 분류되어 2024년의 것과 비교하기가 좋을 것이다.

두 표를 함께 놓고 어느 유형의 예산에 변동이 있었는지 확인해 보면 의아한 부분들이 있다.

1) 융자/보증 사업 유형

정부지원사업 중 융자 혹은 대출에 해당하는 이 유형은 기업 운영 중 빠르게 자금을 수혈하는 방법으로는 나쁘지 않다.

융자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을 종합하자면, 분명 기업에 필요한 자금확보 방법이라는 것이다.

다만 융자라는 것은 갚아야 할 빚이기 때문에, 명확한 상환 방법이나 계획을 세운 다음에나 사용하기를 추천한다.

융자 유형의 2024년 예산은 2023년에 비해 471억원이 증가했다.

단순하게 보자면 2024년 증가한 창업지원사업의 예산 대부분이 융자로 흘러 들어갔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예산을 투자한다고 하지만, 융자라는 것은 결국 돌려받을 비용이기 때문에 정부에서도 큰 부담이 없는 유형이기 때문일 것이다.

2) 인력 사업 유형

창업기업을 비롯해 중소기업에서 가장 힘들어하는 비용이 인건비라고 할 수 있다.

재료비나 시설비, 운영비 등은 제품에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신기하게 인건비만은 별도로 보는 경향이 있다.

기업이 어려운 상황에서 가장 먼저 줄이는 비용이 연구 인력에 투입하는 것이라는 말도 있다.

특히 창업기업에서 인건비와 신규인력의 교육비는 무시하지 못할 지출임에도 불구하고, 인력 유형의 지원예산이 너무 적다는 것이다.

더욱이 이 유형의 비용들이 창업기업의 인력 지원보다는, 예비 취업인력의 양성과 관련한 파트에 더 많이 쓰인다는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예산의 규모는 작년에 비해 1/10으로 축소되었다. 

이렇게 크게 축소된 것처럼 보이는 이유는 아마 2023년 한시적으로 계획되었었던 400억원 규모의 인력 양성사업 때문일 것으로 추정된다. 

3) 사업화 및 R&D 유형

이 두 개의 유형은 기업에서 느끼기에 큰 차이가 없을 수 있다.

두 유형의 합은 2024년에 659억이 증가되어 긍정적으로 보일 수 있다.

문제는 이 유형 내에서, 2024년에 팁스(TIPS) 프로그램을 2023년 대비 1,000억 가까이 확대 지원한다는 것이다.

팁스 프로그램은 민간의 투자사가 입맛에 맞는 창업기업을 선별하면, 정부가 자금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분명 많은 기술과 기업을 접하는 민간 투자사가 창업기업을 선별한다는 것은 좋은 방법일 수도 있다.

하지만 막상 대다수의 창업기업 입장에서는 팁스 프로그램에 접근하는 것 자체가 어렵기도 하다.

팁스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엑셀러레이터는 기업에 일부 비용을 투자하고 지분을 받는다.

그렇기 때문에 좋은 기술을 가지고도 기술의 유형이나 혹은 이해관계로 인해 선택받지 못하는 기업도 많은 것이 현실이다.

또 같은 이유로 새로운 아이템이 아니거나 혹은 경쟁사에 비해 월등히 특출 나지 않다면, 이 프로그램에 참가할 수도 없다는 것이 문제다.

이런 이유로 대다수의 창업기업을 대상으로 한다면 이 두 유형의 예산이 오히려 부족해진 느낌을 줄 수 있을 것이다.

4) 기타 유형

공간/보육, 컨설팅, 행사 등의 유형은 물론 창업기업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것들이다.

2024년에는 해당 유형들의 예산이 약 464억원정도 증가했다.

다만 해당 유형의 사업들은 예산이 온전히 창업기업에만 집중되는 것이 아니기에 아쉬운 부분은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런 종류의 사업들은 중간에서 관리해야 하는 기관들이 여럿 필요하고, 관리를 위한 비용으로도 많이 소모된다는 것이다.

또한 기업당 지원되는 예산이 타 사업에 비해 적어 큰 실효성을 찾기 어렵다는 부분도 문제일 수 있겠다.

필자 역시 다양한 글을 작성하지만, 정부가 진행하는 모든 정부지원사업에 대한 내용을 세세하게 알고 있지는 않다.

다만 정부과제를 담당하고 있는 담당자라면, 혹은 기획해야 하는 연구원이라면 내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정책에 대해 조금 더 관심을 가지고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작성한 내용은 최근 발표된 2024 창업지원사업 예산 구성을 보면서, 정부의 일방적인 정보 전달을 필터 없이 받아들이지 않기를 바라면서 작성한 것이다.

이는 비단 정부과제뿐만이 아닐 것이다.

정책은 정부의 목적에 따라, 뉴스기사는 언론사의 목적에 따라 내용과 다른 제목이 정해지기도 한다.

또 가끔은 많은 사실 속에 몇 가지의 거짓을 숨겨놓기도 한다.

한 분야의 전문가라면 혹은 내가 하는 일과 관련된 주제라면, 글의 제목뿐 아니라 그 내용까지 확인해야 한다.

한번 각인된 잘못된 정보는 생각보다 지워지지 않기 때문이다.